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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승계의 고충이 백 년 기업을 문 닫게 한다 2019-05-11

국내 1위 종자기업 '농우바이오', 세계 1위의 콘돔 제조사 '유니더스', 세계 1위의 손톱깎이 제조사 '쓰리세븐', 세계 생활용품 기업 '락앤락' 등 상표 인지도 1위를 달리던 이 기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상속세를 감당하기 어려워 회사를 매각한 기업입니다.

 

우리나라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이며 최대 주식의 할증평가가 추가될 때는 최고 65%의 세금을 부담하게 됩니다. 이는 OECD 평균 상속세 최고세율 26.3%의 두 배가 넘는 수치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세금 부담이 큰 가업승계를 사전 준비 없이 진행할 경우 기업 생존의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편 500개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중소기업 가업 승계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58%만 가업승계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대다수 중소기업이 가업승계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여 년간 유지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속 및 증여세 최고세율 50%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가업 승계의 숨통을 조이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인구 노령화에 따라 상속자산 이전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부의 이전을 과도하게 가로막는다면 국가 경제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가업 승계는 부의 대물림이 아닌 고용, 기술, 경영을 대물림하는 것이며 제2의 창업으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큰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즉 가업승계는 단순히 부와 경영권을 자녀, 가족, 전문 경영인 등에게 물려주는 것이 아닙니다. 창업주가 일군 기업의 가치와 더불어 기업 경쟁력, 기술력, 재력을 두루 물려주는 것입니다. 결국 미래가 밝은 기업을 가업 승계 실패로 잃게 된다면 국가적으로도 매우 큰 손해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가업승계는 오늘 당장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준비해야 하며 기업 상황과 걸맞은 방법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실례로 '몽고식품'은 오랫동안 가업승계를 준비하고 단계적인 증여를 실행한 결과, 상속세 부담 없이 가업승계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승계 계획이 손실 없는 가업승계를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우선 기업 현황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진단과정을 거쳐 기업의 지배구조, 재무구조를 분석해 걸맞는 승계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또한, 대부분 비상장주식인 중소기업의 특성을 활용하여 비상장주식이 저평가되는 시점을 찾아 사전증여를 실행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아울러 특허 자본화, 직무발명보상제도, 차등배당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더욱이 해당 방안을 활용할 때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업 제도를 정비하는 것도 유념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정부에서 지원하는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업상속공제 제도는 가입 영위 기간에 따라 최대 5백억 원까지 상속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가업승계에 따른 상속세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식을 사전 증여할 때는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을 수 없고 가업 상속 후 10년 간 사후관리가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여 후계자에게 증여하는 방안과 후계자 중심의 지배구조를 가진 법인을 신설해 어느 정도 성장시킨 후 기존 법인과 합병하여 자녀에게 법인의 경영권과 소유권을 넘겨주는 절차로 진행됩니다. 이는 현재 가업승계 방식보다 소유권과 경영권을 넘겨주는 것이 쉽고 가업상속공제의 까다로운 사후관리를 피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은 방법입니다.

 

그러나 어떤 방법을 활용하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가업승계는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세법, 상법 등이 변화무쌍하며 기업에 발생하는 재무 위험을 포괄적으로 감당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명의신탁주식 정리, 제도정비 보완, 지분 정리, 주식 가치평가 등을 고려해 가업승계를 진행해야 하므로 전문가와 함께 안전한 방법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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